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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권의 밸류체인] 연재기사 (2) 밸류체인과 사일로 효과

by 바름브레인 CEO 2020. 7. 26.

임종권 K-Risk 회장 - 이치저널 임종권의 밸류체인 연재기사 (2) (투고전)

 

 

1. 서론

 

무엇이 우리를 눈 멀게 하는가? 똑똑한 바보들이 조직을 망친다. - 질리언 테트의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 中.
우리는, 종종 분명한 것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맹목 또한 보지 못한다 - 대니얼 가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中.

  

질리언 테트의 책 사일로 이펙트(Silo Effect)의 커버에 있는 글과 그 책의 서문에서 인용한 글을 다시 적어 보았다.  "나랏말싸미"나 "천문" 영화를 보면 부서 이기주의로 리더의 개혁 정책에 맞서는 똑똑한 바보들과 심한 갈등을 겪는 세종대왕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떤 조직이든지 부서 이기주의에서 부터 부하직원, 타 부서장과 겪는 소통 부재와 갈등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부서 이기주의, 의사소통의 문제, 그로 부터 일어나는 조직의 갈등은 항상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부서 이기주의는 영원이 존재할 것이다.

 

2020.2.2 Greenwich Economic Forum의 니콜라스 나심 탈랩(블랙스완의 저자)과 질리언 테드

 

특히 정부 조직, 대기업, 중견기업 등 조직이 크면 클수록 의사소통의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진다. 조직의 맨 꼭대기에 계신 분은 특히  의사소통의 문제로 지금도 밤잠을 설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아침 일찍 눈이 자동으로 떠질 것이다.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그 해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거다 싶으면 정말 과감히 그 대안을 실천하여야 한다. 혹시나 충분한 급여를 받고 CEO 자리나 본부장 자리에 계신 분은 특히 이러한 소통문제를 방치하거나 방관하고 있다면 그 급여에 대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일로 이펙트는 이러한 부서 이기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으로 밸류체인에서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뤄질 내용이며, 앞으로 올리게 될 연재 기사에서도 자주 인용될 것이다.   

 

2. 부서 이기주의

 

자기 부서의 이익을 조직의 목표보다 우선하며 심해지면 타 부서의 업무 수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까지 한다. 솔선수범은커녕 귀찮은 일은 다른 부서에 떠넘기려고 한다. 일을 떠맡게 되는 쪽에서는 급한 일일수록 적극적인 마인드나 소위 일 잘하는 직원이 맡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불만이 커져가고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결국에는 이런 직원의 마인드도 이제 부서 이기주의로 전환되거나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다. 업무가 한 부서에 통합되어 있지 않고 지리멸렬하게 나뉘어져 있는 경우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서의 경우는 이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방관하면 조직의 파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조직이 일단 생기고 나면 생존이라는 목표가 추가로 생긴다. 처음에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주 임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조직 자체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치중하게 된다. 특히 조직 내의 부서에선 이런 경향이 강해진다. 한마디로 자기 일하는 부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또는 다른 부서에게서 업무를 떠넘겨 받거나 하는 일이 싫은 것이다. 그 때문에 다른 부서를 견제하고 자신들이 속한 부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기질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부서 이기주의이다. 사내 정치의 일면이기도 하다. 실제로 부서 자체가 하나의 라인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 나무위키 "부서이기주의" 中 -

 

조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바로 부서이기주의이다.  필자도 이번 기회에  어떤 분들이 부서이기주의와 사일로 효과에 관한 언급을 해 왔는지 인터넷을 한번 찾아보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엄동욱(2011)은  삼성경제연구소 ‘조직 내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통해 부서이기주의를 타파하자고 하였다.

 

다트머스 경영대학 교수이자 전략적 혁신의 대가인 비제이 고빈다라잔이 경영자들에게 "당신의 조직에서 혁신을 막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때 1순위가 바로 부서이기주의라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참고 SCS Academy 블로그 인용).  

 

 “부서 이기주의”라는 표현은 흔히 사용되지만, 평상시에 “사일로 효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 분야의 몇몇 경영학 전문가나 경영혁신, 기업리스크관리, 사업관리, 가치관리, 리스크관리, 자산관리사일로 효과를 격파해 나가야 업무 성과가 나아지는 혁신적 관리 기법을 실제 실무에 활용하는 컨설팅 전문가 외에는 사실 잘 쓰지 않는 용어이다.

 

밸류체인을 가장 녹슬게 하고 정말 없애야 하는 놈이라 이제 "사일로 효과"에 대해 알아두고 내 가정, 내 직장, 내 조국, 내가 창업한 회사가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독자나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주변의 지인이 있으시다면 혹시 조직 내에 "사일로 효과"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좋고 그게 존재한다면 그것이 왜 생겼는지 그 원인을 잘 살펴봐야 한다.

 

나무위키와 인베스토피아에서 "부서 이기주의"를 찾아보니 Silo Selfishness 로 영어표기가 되어 있는데, 영어권 사람들은 Silo Mentality (사일로식 사고방식)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사일로 사고 방식(Silo Mentality)은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꺼려다. 이러한 태도는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 뜨리고 최악의 경우 기업 문화를 손상시킨다 . - Investopedia "Silo Mentality"中 -
부서 이기주의 : Silo Selfishness. 部署 利己主義. 부서 간에 발생하는 이기주의를 말한다. 할거주의(割據主義, Sectionalism), 섹트주의라고도 한다. - 나무위키中 -

 

2. 사일로 효과란?

 

질리언 테트라는 작가는 공공 부분과 민간 부문에 이러한 "부서 이기주의"에 대한 사례와 해결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사일로 이펙트" 멋진 책을 집필하였다. 읽어보면 우리나라에도 거의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비교하며 알게 된다. 이미 이 책 "사일로 이펙트"에 대해서는 각자의 분야야 관련하여 인터넷에 많은 글이 있으니 한번 검색하여 찾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부서이기주의를 "사일로 효과"라고 부르고 정보 통합에서도 사일로 정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일로는 고대 그리스어 '시로스(siros)'에서 파생했는데, 문자 그대로 '옥수수 보관용 구덩이 (corn pit)를 뜻한다. 오늘날까지도 이 단어는 원래의 뜻을 간직하고 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 사일로는 "농장에서 곡물을 저장하는 높은  탑이나 구덩이"로 정의된다.  사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저장되는 물품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도구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덩이가 아래처럼 여러개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비유하여 사일로란 조직 부서 간에 서로 협력하지 않고 본인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비유할때 이용되고 조직 경영혁신을 위해서 주로 사용된다.  조직 내에서 개별 부서끼리 서로 담을 쌓고 각자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부서 이기주의"를 일컫는다.  이런 사일로의 모습이 구성원이나 부서 사이 교류가 끊긴 모습을 홀로 우뚝 서 있는 원통 모양의 창고와 유사하다고 비유한 것이다. 

 

정보통합에서도 흩어진 정보를 통합할 때 그 흩어져 있는 정보를 정보 사일로라고 일컫는다.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정보 사일로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할때 사일로 끼리 불필요한 데이터를 중복해서 관리하고 있다든지 같은 정보를 다른 이름으로 갖고 있다든지 다른 사일로에서 필요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고 있지 않다든지 등 아마 큰 조직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이런 것이 꽤 많을 것이다. 정보화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은 정보 사일로에 대한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보 사일로 : 이러한 사일로의 그룹은 하나의 정보시스템이나 하위 시스템이 다른 관련 시스템과 상호 간의 운영을 할 수 없는 배타적인 관리체계이다. 그러므로 정보는 적절히 공유되지 않고 각 시스템이나 하위 시스템에 격리되며, 이는 마치 곡물이 사일로 안에 갇히는 것처럼 컨테이너 안에 갇히는 것으로 비유된다. 위키백과 "정보 사일로" 中 -

 

사진출처 : 연합인포맥스( http://news.einfomax.co.kr)

조직 내에서 사일로 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쟁과열'로 지목되고는 한다. 조직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한적인 보상을 제시하면서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게 되면, 서로 간의 경쟁이 과도해지면서 사일로 효과가 생기게 된다. 필자 역시 과거에 회사를 경영하면서 이런 사일로 현상을 직접 체험한 적이 있었다. 이 단어는 경영컨설팅 분야에서 많이 거론된다. "다른 곳과 고립된 채로 운영되는 집단, 과정 부서"를 묘사하는데 이용되어 왔다. 사일로는 부서와 같은 물리적 구조나 집단을 주로 일컫지만 사람의 심리 상태를 비유할때도 사용된다. 즉 사일로는 조직의 구조안에서도 존재하고 내 마음과 사회 집단 등 정말 많은 곳에서 기생충 처럼 붙어 존재하는 정말 귀찮은 존재이다. 

 

3. 책 "사일로 이펙트"의 사일로 이야기 

 

전문화와 전문기술은 발전을 촉진시켜 왔다. 큰 조직일수록 전문팀으로 쪼개져서 일하지 않으면 업무가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분명 업무의 효율화를 위하여 전문화, 분업화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고 매출성과만 집착하여 부서를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차별 지급한다는 둥 성과평가시스템에 세심한 고민이 없으면 한 직장내에서 가깝게 소통하며 즐겁게 대화해야 할 이웃 부서의 전문팀과 싸우고 서로 정보를 주지 않으며 이익은 나만 챙길려고 한다. 서로 자원을 낭비하고 옆 부서가 이미 해 놓은 일을 중복해서 수행하거나, 옆 부서의 도움을 받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아웃소싱하며 회사의 자원을 낭비한다. 

 

2010년 브리티시 페트롤륨의 원유 시추시설 딥워터 허라이즌 호 하나가 멕시코만에서 폭발했다. 석유가 바다로 뿜어져 나오면서 끔찍한 환경 오염이 발생하였다. 사고 조사관들이 이 문제를 파고들자 익숙한 패턴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브리티스 페트롤륨은 관료주의적 사일로가 만연해 있었고 특히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안전을 감시하는 기술 지원팀이 있었지만 석유시추장치의 일상 업무를 주관하는 팀과 상호 연계되어 있지 않았다. - 질리언 테트 "사일로 이펙트" 中 -

 

 

사진출처: 위키백과

질리언 테트 "사일로 이펙트"에는 사일로 효과로 회사 문을 닫은 사례들이 여럿 소개되고 또 사일로 효과를 깨고 성공한 공공기관과 기업도 소개된다. 누구나 하나씩은 소장하고 싶어했던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왔던 소니사는 대분업화로 부를 창출했지만 극도의 분업화로 인해 회사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분업화는 정보의 병목현상을 야기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큰 손실을 경험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인 UBS 도 필자의 전문분야인 사내 사일로 문제로 큰 손실을 경험한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필자도 놀란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금융기관인 UBS에는 3000여명의 이상의 직원들이 "리스크관리자"로 일하며 사업의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임무를 맡았고 이런 점은 금융규제기관으로 부터 리스크관리 면에서 업계의 모범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UBS는 미국의 불량 모기지에 투자한 바람에 7억 스위스 프랑 이상의(약 7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주택가격 하락에서 이익은 커녕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이런 손실에 대해서는 UBS의 최고책임자 중 누구도 이 사태를 예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1000여명이나 되는 리스크관리 누구도 이 문제를 알아채지 못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회사 전체 그림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리스크관리자들이 각기 다른 유형의 리스크 즉 신용리스크, 시장 리스크, 운용 리스크 등 각기 다른 3개의 독립된 부서에서 근무했다. 이 팀들은 서로 대화를 거의 나주지 않았다. 당연히 정보를 교환하지도 않았다. ISO 31000의 리스크관리의 철학과 원칙을 완전히 조롱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제대로된 리스크관리함은 은행 전체가 직면한 리스크를 살펴보고 평가하고 그 대응책을 강구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리스크관리팀을 하나로 통합하여 소잃고 외양간 고친 이야기와  시카고 경찰출신이 아닌 외부인을 경찰국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질리언 테트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외부인 시각으로 내부인 되기의 모멉사례인 시카고 경찰국의 빅데이터 혁명을 이끈 사례, 페이스북의 사일로 소탕 작전, 클리블랜드 클리닉 병원의 창조적 파괴, 블루마운틴 캐피털 사례 등 몇몇 사일로 혁파를 통해 혁신한 몇몇 사례와 함께 다음에 다루고자 한다.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서 이러한 사일로 효과가 집중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중 하나의 이야기가 뉴욕시청의 불법 개조된 화재 위험이 높은 건축물을 찾아내는 업무였다. 고질적인 불법개조 건축물에 의한 화재사고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사일로 효과가 있었다. 뉴욕시는 불법개조 건축물로 인해 화재발생시 탈출이 어려운 조건으로 인한 인명사고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어느 주택이 화재 시 대피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자 할 때 최고의 단서를 얻는 방법은 311 민원에 의한 구체적인 화재 위험 신고를 받는 것이 아니라 건축법 위반, 건물의 나이, 주택담보대출 체납, 지역 빈곤 지표 등에 관한 개별적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존 방법으로는 화재위험 건축물의 15% 정도 밖에 밝혀내지 못한 것을 70%까지 파악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정보화 시대에 사는 우리이지만 안전사고는 계속 터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사업의 핵심 과제로 정보화/디지털화가 제시되었는데 어떤 정보를 통합할 것인지 조직의 정보 사이에 혹시 정보 사일로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극도의 사일로에 갇혀 위기에 직면한 제너럴 모터스에 새로 부임한 CEO 메리 바라(Mary Barra)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이 사일로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라고 하였다. - 질리언 테트 "사일로 이펙트" 中 -
미국의 CIA와 다른 정보기관들이 2001년에 알카에다의 위협을 예측하지 못한 이유를 파헤치던 조사관들은 한가지 패턴을 발견했다. 개별 부서들이 데이터를 자기네만 갖고 있고 타 부서 기관 전체에게 공유하지 않았던 것이다. - 질리언 테트 "사일로 이펙트" 中 -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2009년 오바마 행정부때 발생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도록 도와주고 경제사정이 어려운 주택 소유자들에게게는 융자 상환금을 할인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뜻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대출팀과 차압팀이 따로 운영되고 있었고 차압팀은 원칙대로 대출자의 상환약정을 지키지 않으면 연체로 간주하여 주택을 차압했다. 오바마의 핵심 경제 참모인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는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은행 내부에 그런 사일로가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일로는 너무나 강력해서 모든 사람의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 질리언 테트 "사일로 이펙트" 中 -

 

가족간, 부서내, 조직내, 지역간, 정치집단간 의사소통의 부재는 결국 끔찍한 사일로를 만든다. 

 

사일로 안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일로에 있는 사람들의 일에 관심이 없다. 대부분 부서 이기주의 특히 대형건설사 등의 경우 영업부서, 실무부서, 경영부서가 이 효과 때문에 정보 소통이 서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무부서에서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얘기하면 영업부서는 듣기 싫어하며 본인의 업무이니 관여하지 말라고 한다. CEO나 경영부서장은 매출 실적에 관심을 갖다 보니 실무부서의 프로젝트의 리스크 이야기보다는 영업부서의 수주 이야기를 더 듣기를 좋아한다.  그 결과 프로젝트 담당 부서는 이제 더이상 CEO에게 프로젝트 리스크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 애를 쓴다. 최근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화재 등 안전사고에도 이러한 CEO와 부서간의 사일로 효과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일로 효과에 빠지면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낙관적 편향 -  인지편향으로 , 누군가 자신이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적다고 믿게 한다. 비현실적인 낙관론 또는 비교 낙관론 이라고도 한다. 낙관적 편견은 일반적이며 성별, 민족, 국적 및 연령을 초월하여 나타난다. - 위키피디어 "Optimism Bias"

 

4. 맺음말 

 

밸류의 체인을 점점 녹슬게 하고 결국에서 파괴되어 끊어버리게 하는 강력한 놈 바로 "사일로 효과"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된다. 여러분의 주변 여건은 어떠한가? 학연.지연의 사일로를 만들고 있지 않는가? 바로 옆 부서에 있는 사람과 카카오톡 문자하나도 안하는 그런 부서 사일로안에 갇혀 있지는 않은가?  내 정보를 주지 않고 남의 정보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정보 사일로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독자가 그렇지 않다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지 않는가? 그런 사일로 효과로 고민하고 있는 지인이 있지 않은가?

 

건설업 분야에 주로 종사하는 저로서는 타 분야에 대한 사일로가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건설분야에서의 사일로는 실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CEO와 임원과의 사일로, 임원과 부하직원과의 사일로, 프로젝트실무부서간의 사일로, 설계사와 발주처간의 사일로, 발주처와 계약당사자(시공사)간의 사일로, 대기업과 전문협력업체간의 사일로, 시공사와 감리자와의 사일로, 재개발재건축조합원과 조합장간의 사일로, 조합장과 시공사간의 사일로 실로 많은 사일로가 존재한다.

 

여러분이 뭔가 뜻대로 되지 않고 부하직원들이 뜻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면 근본 원인에 이 사일로가 있을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조직도 도대체 소통. 정보의 목이 꽉 막혀 썩어 냄새가 진동하는 고질적인 사일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모양을 한 사일로인지 밝혀 낼 수 있다면 아마 뜻대로 되지 않았던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그 해결책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설계사와 발주처간의 사일로 문제, 발주처와 계약당사자간의 사일로 문제는 질리언 테드가 "사일로 이펙트"에서 얘기한 사일로의 해결책인 "외부시각을 가진 내부인"이 존재할 수가 없다. 각기 다른 조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이런 사일로 이펙트에 의한 밸류체인에 문제가 생긴 경우,  "외부인의 시간을 가진 외부인"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런 조직과 기능은 두든 아니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필자의 전문 영역이기도 하다. 다음번에 적절한 기회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아까운 청춘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에는 도대체 무슨 사일로가 있었던 것일까? 
  •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의 사일로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 의정부 경전철 사업 등 파산 및 파산위기에 있는 많은 민자사업의 사일로는 무엇이었을까?
  • 큰 기업들은 회사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왜 그토록 외부인의 시각을 거부하고 그들만의 우물안에 갇혀 있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앞으로 점점 더 정보화 세계로 접어 들어가는 순간에 현재 정보 처리 체계에 사일로가 고착된다면 우리는 위협과 기회를 미리 보지 못하게 된다. 위에서 사일로 문제로 큰 고초를 겪었던 유사한 사례가 우리 주변에 거의 존재한다. 아마 이 사례들보다 더 최악의 사례들도 찾아보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신뢰있는 정보의 소통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옆 사일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게도 그린 대형 벽화로 기네스북에 올랐고 2019년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은 멋진 사일로로 만들기 위한 해답은 다음 호에서 이어 다루고자 한다. 

 

사진출처:  인천광역시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