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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k (한국리스크전문가협의회)] 연재특집기사(4) 제2장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노력 (2/2)

by 바름브레인 CEO 2020. 8. 22.

제2장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노력 (계속)

 

김용표 K-Risk 운영위원

kimyp@samsung.com

 

2. PDCA (Plan-Do-Check-Act)

 

2.1 PDCA Cycle의 철학적 배경 및 개념

 

어찌하여 그대는 타인의 보고만 믿고 자기 눈으로 관찰하거나 보려고 하지 않는가. -Galileo Galilei-
진리는 결국 자신의 원인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리고 무언가의 원인을 밝히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 사람들은 그 이외의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진리를 찾는 것은 지난한 일이고 그것에 도달하는 길은 거칠기 짝이 없다. —Ibn al-Haytham-

 

초기의 과학적 연구

 

고대 그리스인들은 대개 현대 철학자들보다 연역법을 지식의 원천으로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 플라톤은 경험적인 사물의 세계는 허상이며 참된 지식은 영혼에 의한 지적 직관(이데아)으로 상기된다며 지식이란 감각에서 도출되지 않으며 오로지 지성을 통해 성취해야 한다며 관념론을 창시하였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 텔레스는 관념론을 발전시키면서 연역법을 지식의 원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였지만 동시에 자연현상을 경험과 관찰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는 귀납법의 중요한 가치를 인정했다.

 

그러나 중세 신이 모든 걸 지배하던 시기에 고대 그리스 철학과 학문은 기독교 신앙을 지키는데 유리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졌다(아리스토 텔레스의 관념론은 받아들여 신학체계를 세우는데 연역적 방법을 활용하고, 유물론적 색체가 있는 귀납적 방법은 배척되었다). 특히 신의 창조행위와 영원불멸, 행해진 기적을 부정할 수 있는 모든 철학과 학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금기였다. 오직 진리는 절대불변의 진리인 신의 말씀을 전제로 출발하며, 전제를 검증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따라서 진리는 보편원리인 대전제(신의 말씀)에 연역적으로 추론이 가능할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었다. 자연의 관찰과 경험으로 진리를 도출하는 귀납적 연구는 금기시 되었다. 결과적으로 신의 말씀 외에 새로운 지식을 주지 못하였으며 천년동안 지식의 암흑기를 가져왔다.

 

반대로 이슬람 세계에서는 고대 그리스 철학과 학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우수한 학자들을 연구하여 수많은 저서를 번역하는 등 활발한 연구가 아바스 왕조(750~1258)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하였다.

 

이와 같은 이슬람 세계의 개방적 분위기는 이론적인 가설과 귀납적 추론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라는 검증 방법의 사용이 자유로웠다. 자연에서 관찰된 현상을 실험이라는 방법으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반복적 검증으로 자연의 질서에 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다. 특히 실험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Ibn al-Haytham은 빛이 직진한다는 것을 추측이 아닌 관찰과 실험을 통해 증명하면서 최초의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자연현상을 기록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많은 저서에서 과학은 반드시 측정과 관찰을 통한 경험적 방법에 기초해야 함을 강조하였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많은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Ibn al-Haytham은 신념에 대한 어떠한 과학적인 진술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시험에 의해 증명될 때까지 모든 과학적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경험주의의 원리를 가차없이 절대적으로 적용한 최초의 학자로 인정되고 있으며 과학적 연구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중세 이슬람에 의해 연구, 발전되어진 ‘과학적 방법’은 12-13세기 유렵으로 역수입되었으며 수많은 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르네상스로 이어지게 된다.

 

Ibn al-Haytham의 과학적 방법은 프란시스 베이컨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베이컨은 관찰이나 실험에 바탕을 두지 않는 일반적인 명제를 ‘우상’ 이라 하며, 참된 지식에 접근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편견이자 선입견 이라 하였다. 당시 과학은 연역적 해석으로 자연을 관찰하였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연역적 논리에 의존하던 당시의 과학풍조를 비판하며 과학의 새로운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하나는 기존의 편견을 제거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실험과 관찰로 얻어진 일반적인 사실로부터 일반적인 원리를 찾는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베이컨의 과학에 대한 철학은 지식이 발달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연구한 철학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 시대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관찰과 실험이라는 과학적 방법을 자신의 연구에 활용하여 당시에 진리라고 여겨졌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지지하였으며, 피사의 사탑에서의 낙하실험을 통해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는 통설이 오류임을 증명하여 기존의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던 편견들을 제거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하나의 지식을 알아냈다는 사실보다 많은 실험을 통한 측정, 분석, 개선을 중시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확립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공로로 현대과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근대의 과학적 연구

 

모든 것은 경험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경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마뉴엘 칸트-

신의 그늘에서 벗어난 르네상스 시대 과학적 방법은 모든 분야에 지식을 생성하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였다. 프란시스 베이컨으로 대표되는 경험주의 철학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친 경험주의는 회의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마뉴엘 칸트는 전통적인 합리론과 경험론 모두를 비판하며 경험에 바탕을 두지 않는 사유는 내용이 없어 공허하고, 지성의 능동적 활동에 따른 개념이 없는 경험은 틀과 형식이 없어 맹목적이라며 이 둘을 종합하여 인간은 경험(내용)을 바탕으로, 경험과는 상관없는 타고난 인식 능력(형식)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보편적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하였다.

 

칸트의 계몽주의 철학은 미국의 철학가 C.S. Pierced, William james에 영향을 미쳤으며 프래그머티즘(pragmatism) 이라는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을 태동시켰다.

 

프래그머티즘 사상의 근본적인 가치는 관용이었다. 미국의 종교적 편협에 반대하는 입장의 관용이라는 가치를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대체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교육철학, 문화적 다원주의, 자유에 대한 주장에 있어서 개인적이고 신교도적인 윤리를, 사회적이고 비종교적인 가치로 전환을 시도했던 흐름이 프래그머티즘의 기조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실험정신은 종교적 관용을 미국의 사회적인 덕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말했던 신념들은 미래에 대한 도박일 뿐이라며 누군가 전적으로 어떤 진리를 믿는다고 할지라도, 다른 진리들이 사실일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은 인식하고 인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가 믿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행동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관용에서 나온다며 그릇된 신념을 경계했다.

 

이념과 사상, 종교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에서 보듯이, 항상 양자택일의 신념은 폭력을 낳게 된다. 프래그머티즘은 사람들의 신념이 쉽게 폭력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그들은 관념의 추상작용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던 폭력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에 원칙과 신념들을 인간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고자 했던 것이다. 그들의 철학이 지지하고자 했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였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는 옳은 사람들에게 말할 권리를 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옳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말할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소수의 반대의견에도 여지를 주어 결국 다수의 이익이 우세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그 게임에서 동등함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아무도 그 게임에서 기권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C.S. Pierced, William james의 영향을 받은 하버드 대학의 Clarence Irving Lewis가 그의 저서 ‘ Mind and the World Order’에서 실용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주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 기울임 글자는 루이스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재해석 한 것으로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다.

1) 선험적 진리는 정의되어 있지만 경험에 의해 차별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사람이 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정의된 진리는 경험에 의해 바뀔 수 있으며 단지 기준을 제공한다. 즉 선험적 지식을 절대 진리로 인정하지 말고 언제든 경험과 관찰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인식하는 과정에서의 참조다.’

2) 특정 경험에 대한 결과는 가변적이며,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은 실용적이어야 한다.

‘특정한 경험은 그 상황에서의 결과이다. 따라서 결과에서 도출된 개념은 확고한 진리가 아니며 언제나 변화할 수 있는 가설이다. 따라서 개념을 도출하는 시스템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실용적인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3) 개념적 해석에 대한 경험의 민감성은 마음이나 그 범주에 대한 경험의 적합성에 대한 특별한 형이상학적 가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경험의 결과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경험을 받아들이는 마음과 경험으로 인지한 실체와 정량적 숫자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단지 느끼고 인지한 단순한 사실이상이 아니다. 지나친 확대 해석과 분석보다는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 새롭게 경험하고 인식하며 개선해 나가는데 의미를 둔다.’

 

이러한 실용주의 아이디어는 Dr.Walter A. Shewhart and Dr. W. Edwards Deming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추후 PDCA Cycle의 이론적 기초가 된다.

 

지금까지 고찰한 철학적 개념적 이론을 바탕으로 정리하면 PDCA Cycle은 ‘지식은 절대진리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한다. 진리란 본질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사실 판단에서 도출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식은 경험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또한 항상 명심할 것은 시작과 끝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은 경험의 검증을 실질적으로 경험할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 경험의 차이에 대한 분석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부단한 진보속에서 수행되며 과정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다.’ 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저자 개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PDCA Cycle의 4가지 원리를 도출 하였다.

1) 결과적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진리가 아니다. 따라서 진리는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으며 결과에 의해 규명된다.

2) 진실은 경험과 관찰의 결과로 도출되며 항구적이지 않다. 따라서 진리는 항상 겸손함과 열린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열매다.

3) 경험이 항상 같을 수 없다. 경험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그 차이를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마라. 차이의 확인은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 터득되는 것이며 이 과정에 창조가 있다.

4) 경험, 관찰, 인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경험하려는 노력은 사고와 인식의 영역을 확장하며 진보한다.

 

2.2 PDCA 사이클의 발전

 

“매일 하던 일도 어떤 날은 수월하고 어떤 날은 어렵다. 그 무수한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겪으면서 사람은 조금씩 성숙해진다. 결국 한 인간을 성숙하게 만드는 힘은 대단하고 특별한 체험이 아니라 일상을 꾸준하게 살아내는 반복 학습에서 나온다” -조르조 모란디-
“성장하고 진보하는 도덕적 가치가 최고의 선이다” - 존 듀이-

 

실용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은 Dr.Walter A. Shewhart는 Clarence Irving Lewis의 3가지 아이디어를 기초로 하여 1939년 Shewhart Cycle의 첫 번째 버전을 발표한다. Shewhart Cycle(그림1)은 사양-생산-검사의 직선적 관리에 반해 반복적 관리개념을 제시하였다. 여기서 Shewhart는 사양-생산-검사는 각각의 가설을 만들고 수행하면서 가설을 검증하며, 이러한 역동적 과학적 과정으로 지식이 획득된다 하였다.

 

1950년 Deming은 Shewhart Cycle을 수정하여 설계-생산-판매-시장조사를 통한 재설계라는 4단계 Cycle을 제시하였으며 4단계의 상호작용과 반복적 수행을 강조하였다.

1951년 일본인들에 의해 “Deming Wheel”(그림 2)로 명명되었다.

 

1. 적절한 시험을 통한 생산설계(pilot test), 재설계

2. 생산: 생산라인과 실험실에서 지속적인 검사를 병행

3. 시장출시

4. 시장조사를 통해 사용자의 추가적인 요구사항과 비사용자의 원인 확인

6개월 후에 기준과 규정이 개정되지 않으면, 아무도 그것을 진지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 Ishikawa, K.-

 

Deming Wheel은 1951년 일본인들에 의해 설계는 계획(Plan)으로, 생산은 시행(Do)으로, 판매는 검토(Check)로, 시장조사는 개선(Action)으로 변경하여 Plan-Do-Check-Action이라는 PDCA Cycle(그림 3)로 변경하였다.

 

1. 계획: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며 예상된 문제점 및 해결책을 예측하고,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제시. 표준이나 기준의 개정.

2. 실행: 시행(시행에 따른 훈련과 교육을 포함).

3. 확인: 결과 평가.

4. 조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계획으로 되돌아가거나, 기준을 변경 하며 만족스러운 경우 표준화.

 

1986년 데밍은 개선된 슈와트 싸이클(그림 4)을 도입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Check 기능을 억류하는 것(hold back)의 개념으로 잘못 사용되는 것을 경고하면서 Check 단계는 학습의 개념임을 강조하였다.

 

1. 가장 중요한 성과가 무엇인가?, 계획의 변경과 새로운 실험이 필요하지 않는지?, 과연 학습된 자료는 가치가 있는지? 관찰되어 학습된 결과는 어떻게 사용할지? 실험이나 계획의 변화가 필요한지? 등을 검토하여 수행한다.

2. 결정된 변경 혹은 점검수행(가급적 작은 규모로 수행).

3. 변화와 효과를 관찰하고

4.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학습한다.

 

이상의 단계를 연속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식은 지속적으로 축적한다. 그러나 축적된 지식은 언제나 불변하는 진리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축적된 지식은 소멸되기도 하고 새롭게 생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나의 지식을 진리처럼 생각하고 집중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 측정과 관찰을 통해 중요한 변화를 감지하고 지식을 축적하고 개선해야한다.”

1993년 데밍은 개선된 슈와트 싸이클을 다시 수정하여 ‘학습과 개선을 위한 슈와트 싸이클’ 이라며 PDSA Cycle(그림 5)이라 불렀다.

단계별로 정리하면

1. PLAN: 개선을 위한 계획변경과 실험

2. DO: 작은 규모로 변경계획과 실험 수행

3. STUDY: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4. ACT: 변화를 받아들이거나, 잘못된 변화를 포기하거나, 다시 싸이클을 수행한다.

 

1994년 Langley, Nolan에 의해 데밍의 PDSA Cycle은 계획단계에서 내용을 구체화하여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수행단계에서 관찰을 강화하고 관찰결과에 대한 검증 및 비교 검토가 개인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문서화 등이 보완되어 재정립된다(그림 6).

단계별로 해석하여 정리하면

1. PLAN: 목적, 계획에서 불확실한 내용과 예측한 내용, PDCA수행의 구체적인 방법

2. DO: 계획수행, 문제점과 예측하지 못한 관찰내용 문서화, 자료 분석 시작

3. STUDY: 자료분석 완료, 예측(초기예측, 학습결과에 따른 예측)과 비교, 학습내용 요약

4. ACT: 어떤 변화를 필요로 하는가?

 

Langley, Nolan은 2009년과 1994년 PDSA 싸이클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고 축적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변화가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서 미래에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추가한 모델을 제시하였다(그림 7).

 

1. 우리가 성취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2. 변화가 개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것인가?

3. 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2009년 모델은 기존의 이론에서는 언급되었던 내용을 통합하였다. 특히 모든 관념적 지식, 경험에 의한 지식, 관념과 경험에 의해 수립된 대안 어느 것 하나도 진리로 인정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사실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궁극적인 목적을 항상 인식하고 모든 지식(시스템, 프로세스, 정보 등)이 목적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지식의 가치를 결과에서 확인하도록 하였다.

2.3 PDCA 사이클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기술한 PDCA Cycle의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검증범위의 확산이었다. 계획의 검증에서, 계획의 근거(표준, 기준)에 대한 검증, 지속적으로 경험지식의 검증, 변경된 계획의 검증, 프로세스·시스템의 검증, 선험적·경험적 지식의 검증으로 검증의 범위가 점점 깊고 넓어지고 있다. 이처럼 검증범위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식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PDCA Cycle은 이미 알려진 지식은 현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데 참조이며 지속적으로 지식을 창출하는 과정에서의 반석이 아닌 디딤돌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현실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어떠한 이론이나 지식은 가치가 없다는 실용주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철학과 개념을 바탕으로 태동된 PDCA Cycle은 우리의 삶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 무엇을 하던 개선을 목표로 한다면 PDCA Cycle의 형식을 적용한다. 즉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개선되고 성장한다. 인생, 산업분야, 과학분야 할 것 없이 모든 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인생이, 산업이, 과학이 그렇게 쉽게 개선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악으로 흐르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야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의 변화, 오묘한 인간의 마음 등 그러나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을 대상으로 한정한다면 세 가지를 제시 할 수 있을 것이다.

 

  • 첫째는, 우리가 PDCA Cycle의 형식만 알 뿐 그 철학과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현장에 적용하는 문제다. 즉 껍데기만 쓰고 있는 것이다.
  • 둘째는, PDCA Cycle의 개념과 철학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알리고 싶지 않거나 알고 싶지 않은데 있다. 여기에는 지식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무시와, 정신적 육체적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며 최선을 다해야하는 상황을 기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본성에 따른 외면이 작용하고 있다.
  • 셋째는, 다양성을 수용하고 보편성과 특이성이 모두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부재에 있다.

결과적으로 이 세 가지가 단독적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PDCA Cycle의 올바른 적용을 무력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개선하고 진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PDCA Cycle이 모두에게 불편하지 않으면서 (최소한 불편하더라도 내색을 할 수 없게 하면서) 본연의 철학이 접목될 수 있는 묘안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사람을 바꾸려는 노력이 얼마나 헛된지를 알고 있다. 단지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환경을 만들어야하며 비이성적이거나 비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은 최대한 걸러지도록 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